얼갈이, 열무에게 시달리다...T.T
몇일전 같이 주말농장 하시는 분이 전화를 하셨습니다...
얼갈이랑 열무가 많이 자랐으니 와서 솎아주라고 하시더군요...
네~~~ 라고 대답하고선...
퇴근해온 신랑과 함께 주말농장으로 향했습니다...
사실 솎는것이 어떻게 하는건줄 잘 몰랐던지라....
주말농장에 다른 사람이 있으면 물어볼려고 했었는데 아무도 없어서리...
그냥 제 맘대로 솎는다의 뜻을 정의해버리고 신랑에게 그렇게 하라고 하였지요...
그럼... 여기서 제가 생각하던 솎는다란...
씨앗을 뿌려 뭉텅뭉텅 나있던 얼갈이 열무들을 뽑아서 좀 튼실한 놈들만 골라 더 잘 클수 있게 띄엄띄엄 다시 심어주라는 것이었지요...-.-;;
제 말만 듣고 신랑... 열심히 뽑아다가 다시 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튼실한 놈의 기준에서 떨어진 녀석들은 버리라고 했지요....
그랬더니 신랑이 너무 아깝다며 이건 집에 가져가서 뭐라도 해먹자고 하더군요...
아이~~ 이걸로 뭘 해먹어.... 라며 투덜대던 저...-.-;;
신랑은 여전히 뽑은 놈들을 다시 심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주말농장을 분양해주신 주말농장 땅주인분께서 지나가시다 저흴 발견하시곤...
아니... 지금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T.T
도대체 누가 이걸 다시 이렇게 심으라더냐시며...T.T
모조리 다 뽑으라시더군요...
이미 다 자란거니 이제 뽑아서 가져가서 해먹으면 된다고....
그랬습니다... 솎는다라는 말은 제대로 큰 놈들을 수확해가는거였습니다...
흑흑~~~ 무식하면 손발이 고생이라더마는 딱 그짝이네요...-.-;;
물론 고생은 신랑이 했지만서도...ㅎㅎㅎ
아무튼 그리하야 처음으로 수확한 열무와 얼갈이를 짊어지고 집으로 돌아왔지요...
음... 그럼 이제 이걸로 김치를 함 담아봐야겠는데...
아실런지 모르겠지만 몇년전 얼갈이김치에 도전했다가 그닥 좋은 결과를 보지 못한지라...-.-;;
이번엔 잘할수 있을까 싶은 마음과...
그래... 이번엔 제대로 해보는거야... 라는 굳은 결심으로 김치담기에 도전...
허나... 하늘은 나의 요리인생을 이리도 못마땅이 여기신단 말인가...OTL
양념장에 쓸 찹쌀가루로 죽을 쒀야하는데...
찹쌀가루는 고사하고 밀가루도 없지뭡니까...T.T
얼갈이 열무 몽땅 소금에 절여놨는데...
이 한밤중에 어디서 찹쌀가루를 사오냔 말이다....
에잇... 몰라... 내일 사와서 하지머...
라며... 얼갈이와 열무를 소금물에 건져내어서는 세탁실에 그대로 방치....
하루를 묵혔습니다....-.-;;
그리곤 다음날 찹쌀가루 사다가 죽을 쒀서는 양념장 곱게 만들어서리 이제 담아볼까나~~
라며 얼갈이 열무를 손으로 드는 순간...
헉~~~ 이놈이 소금의 열공에 견디지 못하고 하룻밤사이 다 뭉개져버린게 아니겠습니까....T.T
엉엉엉~~~ 그리도 잘 해보려고 했건만....
결국은 얼갈이 열무 다 버리고...
퇴근해온 신랑....
어떻게 그걸 다 버리냐며 장모님께 전화를 하겠다고 협밥하더니만...
진짜 대연이를 시켜서 엄마에게 전화해서는 그대로 고자질을 하게 만들더군요...T.T
대연이가 어찌나 낱낱이 고해바치시는지...
신랑이 슬며시 오더니... 대연이가 저렇게까지 까발릴지 몰랐다며 미안하다더군요... 그것도 실실~~ 웃으면서리...-.-;;
아~~ 됐거든~~~
이렇게 내리 이틀을 얼갈이 열무에게 시달려버렸습니다....
얼갈이 열무 뽑아온 자리에 다시 씨앗을 뿌렸으니 조만간 또 수확할수 있겠지요...
이사가기전까지 제발 자라줬음 좋겠는데...
그럼 그때는 정말 지대로 함 담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때도 안되면 요리계를 떠나야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