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쌍다반사

10년만의 라면머리...

Hyemee 2005. 3. 29. 22:04

오늘 10년만에 꼬불꼬불 파마를 했다...

머리숱이 많은지라...
대학때 객기로 두어번 파마를 해보고 사자머리를 벗어나지 못함을 인지...-.-;;
그 후론 파마할 생각을 하지 않은것...

고등학교때 짧은 상고머리로 학교 여자후배들한테 편지까지 받은적도 있었지만...
그 후론 줄곧 긴머리를 유지해왔다...
워낙 머리 관리를 못하는지라 어중간하게 길면 머리가 뒤집히고 뻗히고 난리도 아니였기 때문에...-.-;;

결혼해서는 신랑이 머리를 자르지 못하게 했다....
자기는 머리 긴 여자가 좋대나...
그러면서 머리 한번 쓰다듬어주는 적도 없으면서...
머리 자르면 집에 들어올 생각도 하지 말라는둥...
한번은 염색약 집에 사 갔다가 싸움하고선 환불했다...-.-;;

사실 여자들에게 머리는 기분전환의 도구로 이용되기도 한다...
헌데 울신랑 그렇게도 내머리를 자기머리인양 마음대로 하지 못하게 했다...
대연이 낳은 이후로 빠지기 시작한 머리가 지금까지 빠지고 있어...
늘 잔머리때문에 지저분해 보이는 내머리..-.-;;
가끔 신랑한테 한소리 들을 각오하고 머리를 자르기도 했지만...
남들이 보면 늘 거기서 거기다... 매일 질끈 동여매고 있기 때문에....-.-;;

전부터 파마를 한번 해보고 싶었다....
10년전과는 달리 요즘은 파마기술도 발달해서...
내머리도 사자머리같지 않게 파마를 할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지고...^^;;

요즘 기분도 뒤숭숭하고 봄도 되고 해서 뭔가 변화가 필요했다....
어제 신랑에게 '나 파마해도 돼?' 라고 물었더니...
'음... 파마를 하면 니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걸로 알께...' 란다....-.-;;
하지만 예전만큼 거부반응이 없었던지라...
기회는 이때다 싶어...
오늘 대연이 감기때문에 어린이집까지 결석하고 병원 갔다 오는길에 이마트에 들렀다...
가격표가 붙어 있길래 봤더니만...
허거덕~~ 일반 파마는 5만원부터... 셋팅파마는 10만원부터란다...-.-;;
내 머리 길이면 저기에 두배는 더 받을듯...-.-;;
에잇... 파마가 다 거기서 거기라는데... 라며 아파트 어귀의 동네 미장원으로 갔다...

사자머리같이 되지 않을려면 셋팅파마를 해보란다....
헉... 이마트에 있던 박** 미장원에선 10만원부터였는데...
그나마 동네 미장원에선 이 머리길이 그대로 10만원도 안되는 가격이었긴 했다...
하지만... 그래도 비싸다...-.-;;
대연이 원비 낼 돈도 없어 허덕이면서 이 무슨 사치인가...-.-;;
하지만 해버렸다...
마음이 동했고... 꼭 해야만 할것 같았기에...-.-;;

감기든 대연이는 3시간동안 미장원 쇼파에 앉아서 과자 먹으며 얼마나 얌전하게 있었는지... 이쁜것...
헌데 하고나니... 미용사가 말한다....
드라이어로 머리 꼭 말려주시구요... 요렇게 빙글빙글 돌려서 말아주시고...
에센스 꼭 발라주시고... 트리트먼트도 해주셔야 되요... 헤어왁스도 발라주시면 좋구요...
허거덕... 평소 머리 빗질도 안하던 내가...
이 엄청난 과제를 머리 감을때마다 해야한단 말인가...-.-;;
순간... 에잇... 파마 괜히 했다라는 생각이...-.-;;

하지만... 이제 봄이다....
추위에 치를 떠는 나에게 겨울은 동면시기와 같았던것....
그 동면에서 깨어나 이제 봄을 만끽하고 싶다....
부지런해야겠지?
오히려 잘된 일이야...
앞으로 나에게 좀더 신경쓰고... 좀더 투자하고...
그렇게 살아보자... 의지를 다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