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쌍다반사

미국여행중 멋쩍었던 순간들..-.-;;

Hyemee 2004. 2. 17. 13:45

먼저 이 글은 이번 야후블로그 이벤트 백만가지 주제에 공모하고자 올리는 글임을 밝히는 바입니다...
아니면... 이런 망신스러운 일을 제 입으로 발설하는 일은 없을테니...-.-;;

이 일은 제가 2002년 신랑일로 미국 오스틴이라는 곳에 한달동안 머물던중 생긴 일입니다..

저희는 있는 한달동안 호텔에서 기거했으며...
이 호텔이라는 곳은 흔히 생각하는 높은 빌딩의 숙박만 하는 그런 일반호텔이 아니라...
일반 호텔과 콘도의 기능을 합해놓은 호텔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러니깐 호텔에 주방이 있어서 밥을 해먹는게 가능하다는거죠...
외관도 연립주택처럼 낮은 건물 여러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신랑이 먼저 가있구... 저는 나중에 뒤에 도착했습니다...
제가 처음 오스틴에 온날...
신랑이 공항에 마중을 나오기로 했습니다...
헌데 나온다던 신랑은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를 않고...
이 머나먼 타국에서 신랑을 못만나기라도 한다면... 난 우짜라꼬...T.T
몇십분을 기다려서야 신랑이랑 상봉...
왜 이제왔느냐고 물었더니...
신랑... 경찰한테 경고 먹고 왔답니다...

신랑의 이야기인즉...
시간맞춰 나오긴 했는데...
내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주차하기 싫어서 공항안을 몇바퀴나 돌았답니다...
그러다 잠시 문앞에 차를 세우고 한국에서 늘상 하던 버릇마냥 헤드라이트를 껐는데...
순간 경찰이 달려와 왜 헤드라이트를 껐냐구 뭐라고 하더랍니다...
여기선 헤드라이트를 끄면 교통법에 위배된다나요...
대낮에도 헤드라이트를 켜고 다닌다는군요...
나중에 봤더니 정말 대낮에도 헤드라이트를 다들 켜고 다니더군요...
우리가 렌트한 차는 시동을 걸면 자동을 헤드라이트도 같이 켜지기까지 했습니다...
다행이 딱지를 끊진 않았지만... 한번만 더 걸리면 딱지를 끊겠다고 했다더군요...

  외국에서 운전할때는 절대로 헤드라이트를 끄지 맙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밤에 차를 멈추거나 신호를 받아서 차가 섰을때 헤드라이트 끄는걸 예의라고 생각한다더군요...
하지만 그러면 안됩니다...
대낮에도 헤드라이트를 켜고 다니는것이 더욱더 안전하다고 합니다...
저두 미국에서 운전하고 난 이후로는 한국에서두 환한 대낮은 좀 그렇구 오후 4-5시정도면 헤드라이트를 켭니다...
특히 외국에서 그러다가 저희 신랑처럼 경찰한테 걸리면 큰일이니깐 절대루 외국에서 운전할땐 헤드라이트를 끄지 마시구 대낮에두 헤드라이트를 켜고 다녀주세요...^^


다시 남편과 상봉하여 들어온 호텔...
식탁에 쇼파에 식기세척기, 오븐, 냉장고... 멋진 호텔이었습니다...^^
신랑이 가기전에 있을꺼라고 했던 세탁기가 없어서 좀 실망하긴 했죠....
야튼.. 호텔에 들어오자 신랑이 젤 먼저 일러준것은...
식기세척기 세제였습니다...
식기세척기 옆에는 일회용 식기세척기 세제가 있었습니다...
식기세척기에는 꼭 그걸 넣어서 사용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신랑 맨 처음 와서 멋모르고 씽크대에 있던 트리오(액체주방세제)를 넣었다가 호텔방이 물바다가 되었었더랩니다...-.-;;
호텔 직원한테 무지하게 미안했었다는...
그때 온 청소아줌마가 아주 팍팍 상기시켜 식기세척기용 세제를 넣어야 한다고 말해줬다더군요...-.-;;

뭐 요즘은 우리나라에도 식기세척기가 보급이 많이 되어서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저처럼 식기세척기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모르고 그런걸 넣을 가능성이 아주 농후하죠...

  식기세척기에는 필히 식기세척기 전용 세제만 사용해야합니다...


신랑은 아침 7시 30분에 출근을 했으며 신랑을 회사까지 태워다주고 저는 못다잔 잠을 계속 잡니다...
그리고 오후 1, 2시가 되어서 기상...
그럭저럭 아침겸 점심을 때우고... 차를 몰고 나갑니다...
쇼핑몰 여기저기를 돌며 윈도우 쇼핑을 하죠...
그리고 4시 30분 신랑이 퇴근할시간... 데리러 갑니다...
그리고 돌아와선 여기저기 구경을 다니거나...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신랑은 밤이 되면 잠이 들고... 전 새벽 4, 5시까지 한국에 있는 친구들과 채팅을 하며 밤새 깔깔댑니다...
한국에선 하지못했던 죽순이 노릇을 하며 말이죠...
그리곤 새벽늦게 잠이 들고 다시 7시 30분이 되면 졸린눈을 비비며 신랑을 출근시켜주고...
뭐... 이런 사이클로 오스틴에서의 생활을 했죠...^^

한날은 신랑을 출근시키고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 다른날과 같이 느즈막이 일어났습니다...
여긴 콘도기능이 부가된 호텔이긴 하지만 호텔은 호텔이기에...
아줌마들(메이드라고 하죠..)이 오셔서 매일은 아니구 한 2-3일에 한번씩 청소를 해주십니다...
헌데 제가 늘 오후 1-2시까지 '방해하지마시오'를 내걸고 잠을 자고 있으니 가끔씩 청소를 건너뛸때가 있었죠...
그래서 호텔방이 하도 지저분해서 오늘은 꼭 청소를 해야한다고 생각한바...
프론트에 전화해서 '청소좀 해주세요..' 단 한마디로 청소를 의뢰했습니다....^^;;
그러고선 청소아줌마랑 안부딪칠려구 츄리닝바람에 가디건 하나 걸치구 뜨개질책 3권 옆에 차고 콜라 한캔 손에 들고 호텔방을 나왔죠....
그런데 계단을 내려가는 순간... 
아뿔싸~~~ 카드키를 방에다 두고 온것이었습니다... 
이일을 우째.... 
'프론트에가서 문을 열어달라고 할까?'
'아... 딸리는 영어실력에 혹시나 이상한말을 물어보면 안되는데...'
그리구 여긴 호텔이 연립주택처럼 생겼다구 말씀드렸죠?
프론트두 우리 앞동 건물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건물을 나가면 다시 카드키가 있어야만 들어갈수가 있죠...
헌데 나가서 들어오지 못하는 상황이라도 발생하면...
밖은 찬바람이 씽씽~~~ 가디건 하나 걸치고 나왔는데 얼어죽으면 어째...
순간 오만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더군요...
그래서 생각생각 끝에... 
'그래 청소하러 온다고 했으니까... 청소아줌마오면 그때 같이 들어가야지...'
라고 결론을 내고 청소아줌마를 기다리고 있는데...
청소아줌마가 안오는것이었습니다...-.-;;
우리방앞에서 두다리 쭉 뻗고 앉아서리 콜라 홀짝홀짝 마시며 뜨개질책 뒤적거리다... 복도를 왔다갔다 하기를 수십번... 
'아... 도저히 안되겠다... 프론트로 가야지...'
 생각하구선 계단을 내려왔는데... 
때마침 호텔직원이 1층을 지나가는 것이었습니다...
'아저씨 문좀 열어주세요... '
그랬더니... 별말 없이 순순히 같이 가서 문을 열어주는것이 아니겠습니까...
이 무신 어이없는 일이랍니까...
이럴줄 알았으면 진작에 프론트가서 문열어 달라고 했을것을... T.T
그러고선 다시 방에 들어오니 이미 방을 나간지 2시간이 지난후더군요...-.-;;
그리곤 1시간이 지나서야 청소아줌마도 아니구 아저씨가 오더군요...-.-;;

우리나라 호텔이나 콘도두 요즘은 모두 카드키를 쓰죠?
조심하십시요... 저처럼 아무생각없이 카드키 방에다 두고 나와버리면...흑흑...
말도 안통하는 그 나라에서 신원조회라도 해야 문을 열어준다고 했더라면 어쩔뻔 했을까... 
뭐... 지금에 와서야 생각해보면 웃고 넘기지만... 그때는 정말로 앞이 캄캄했습니다....-.-;;

  호텔방에서 나가기전에는 꼭 카드키를 챙깁시다....


하루는 신랑을 데리러 회사에 갔습니다...
이 오스틴이라는 도시가 음... 실리콘밸리와 비슷한 냄새를 풍기는 도시입니다...
여기저기 유명한 연구소들이 잔뜩 있죠...
도시도 아주 조용하고 구경할 거리도 없고...
차도 없고 널찍널찍한 도로는 꼭 고속도로를 방불케 했죠...ㅎㅎ
그래서 길치인 제가 헷갈리기두 무지 헷갈렸죠...
거기서 운전하는동안 네비게이터가 없었으면 아마 전 아무데도 못다녔을껍니다...
야튼... 저희 신랑회사인 IBM 연구소(신랑은 공장이라고 하더군요...ㅎㅎ)도 얼마나 큰지 차로 다니지 않으면 다닐수 없을만한 크기였습니다...

신랑이 나오는 입구있는 근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기다리고 있는데...
신랑이랑 함께 일하던 외국인 두명이 나오지 뭡니까...
주차장이랑 그 사람들이 있던 곳이랑 거리차이가 좀 있었기에 손만 흔들어 인사를 했죠...
그랬더니... 그중 한명이 뭐라고 하더군요...
전 그냥 인사말이려니 생각하고 한번 씨익~~ 웃어주고 말았습니다...
헌데 후에 이 뭐라고 했던 그말이 부부싸움을 일으키는 동기가 될줄이야....T.T
그러고선 전 계속 신랑을 기다렸죠...

참... 여기서 부연설명을...
신랑이 여기 일하러 온 이유가 그 뭐였더라... 또 기억이 안나네요...
나중에 신랑한테 물어보구 수정하겠습니다...
야튼 세계 여러곳의 IBM에서 이일을 하러 사람이 한명씩 파견되서 한달간 일을 하고 가고 또 그 사람 자리를 채우기 위해 다른 나라의 IBM 사람이 와서 또 한달 일하고 가고...
뭐 이런 시스템이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신랑이랑 함께 일했던 사람은 총 3명으로 독일사람, 캐나다사람, 이탈리아사람이었죠....
모두들 개성있는 사람들이었는데....
독일사람은 덩치는 산만한데 아주 순수했구...
캐나다사람은 작은키에 탄탄한 근육... 잘생긴 얼굴이 꼭 탐크루즈를 연상시키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이탈리아사람은 왠지 좀 크레이지한 사람이었죠...^^;;

다시 이야기속으로 들어가서...
한시간, 두시간이 지나도 신랑은 나오지 않는것이었습니다...
엄청 열받았죠....-.-;;
그래서 '니 맘대로 해라..' 하고선 그냥 돌아와버렸습니다...
헌데 세상에 돌아온 호텔에 신랑이 유유자적 앉아서 맥주를 마시고 있지 뭐겠습니까...
순간 열 이빠이 받고...
다짜고짜 화를 냈죠...
그랬더니.. 자기는 파브리지오(이탈리아사람)이랑 뭘 사러 먼저 나갔었다는겁니다...
그리고선 생각해보니 아까 마크(독일사람)가 나더러 뭐라고 한 말이 이 말이었나 싶은겁니다...-.-;;
무지로소이다....-.-;; 우찌 이런일이...
야튼.. 이일로 둘이서 무지하게 싸웠었습니다...
물론 제가 마크말을 제대로 알아들었다면 이런일이 안생겼을테지만...
정말 쪽팔리는 일이 아닐수가 없네요....T.T
물론 신랑한텐 마크를 만났었다는 말은 아직도 하지 않았습니다...^^;;

  외국에 나가기전에는 그나라언어를 열심히 공부하고 갑시다....

  누가 뭐라고 이야기하면 신중하게 잘 들읍시다...


이런저런 일들이 더 있었겠지만... 생각이 잘 나지 않네요... 2년전 일인데다 제가 갈수록 기억력이 희미해지는 탓에...-.-;;

그래두 야후 블로그덕에 잠시나마 옛기억들을 할수 있어 기쁜 시간이었습니다...

여러분... 이 이야기는 다른데 가서 하실건 아니시죠? 사실 그렇게 대단한 이야기도 아니지만....

모두들 쉿~~!!  


그리고 읽으신 후에 추천 한번 꾸욱~~